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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성엽 동지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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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오식[대구경북지부장]
댓글 0건 조회 4,265회 작성일 08-11-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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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위기로 출발된 전 세계적 경제 침체가 겨울과 함께 우리에게도 모진 한파로 몰아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산업 전 부문에 있어서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제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업종이 바로 우리 화물운송인데, “살아 남아야 한다”는 현장에서 동지들 간에 건네지는 농담 아닌 농담이 가슴 아픈 현실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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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26일 너무나 안타깝게도 소중한 동지가 우리의 곁을 무정하게 떠났습니다. 여섯 살 딸아이와 젊으신 아기 엄마 그리고 부모님을 남겨 둔 채 39세의 아까운 나이로 홀연히 떠났습니다. 한 평 남짓한 화물차 탑 안에서 쉬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총파업 당시 지회장을 지켜야 한다며 선봉대를 자청하면서 열심히 투쟁하던 모습, 지회 야유회에서 가족과 함께 참석하여 동지들과 열심히 족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차량에서 대기하는 것은 노동의 연장선으로 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생명을 잃어도 어떤 법적 제도적 처우가 전무한 현실이 우리를 더 서럽고 분노케 만듭니다.

3일 동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많은 조합원 동지들이 조문하셨습니다. 화환을 보내주신 전국운수산업노조 김종인 위원장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직접 오신 김달식 본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현일 포항지부장님과 동지들 고맙습니다. 멀리 대전에서 화환을 보내주신 안영기 조합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경북 일대와 대구 곳곳에서 동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신 대구경북지부 조합원 동지들의 의리에 유가족을 대신하고 지부 조직을 대표해서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표합니다.

 


유가족 중에 故윤성엽 동지의 친 형님이 계십니다. 화물차를 시작한 지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이번 장례식을 치르면서 화물연대 가입 의사를 밝혀 주셨습니다. 고인의 어머니께서 직접 “노조가 이렇게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많은 눈물을 흘리시며 몇 차례 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화물차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된 고인의 형님 또한 노조에서 잘 거두어 달라는 말씀까지 직접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 드렸습니다.

 


초겨울 매서운 바람처럼 故윤성엽 동지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남아 있는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똑같은 노동자로 살지만 산재를 비롯한 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고통 받으며 열심히 일하다가, 죽어서도 차별받는 이 비정상적 사회를 우리 손에서 반드시 끝을 내어야 한다고 故윤성엽동지의 빈소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살아남은 동지들과 함께 부르면서 결의했습니다.

 


故윤성엽동지의 마지막 길에 함께 애도해 주신 모든 동지들과 지인들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정중히 올립니다.

 


2008년 11월 28일

 


-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 지부장 이오식 드림 -

 


/// 특수고용노동자 차별 철폐! 표준요율 법제화 쟁취! 화물운송노동자 생존권 보장! 반노동 친기업 반통일 경제파탄 주범 이명박 정권 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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