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검색

사이트 내 전체검색

지역본부소식

대경지역본부

산 자의 몫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오식[대구경북지부장]
댓글 0건 조회 6,255회 작성일 09-05-04 16:13

본문


첫인사를 어떻게 올려야 할 지 너무나 가슴이 죄여 옵니다. 죄인의 심정으로 글을 올립니다.

 

지부장으로써, 화물연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써 조합원동지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지부 총회를 비롯하여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 대한통운과의 투쟁에 적극 연대하지 못했습니다. 뿐만아니라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의 근황도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후회가 되고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김동윤열사가 이 땅 노동운동사에서 마지막 화물열사로 기록되길 원했습니다.

노동조합 간부는 1년 내내 왼쪽 가슴에 검은색 근조리본을 달고 살아가는 나라가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또 어디가 있겠습니까? 달력에는 가히 기억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열사의 이름들이 빼곡하게 적혀져 있습니다.

 

박종태 동지의 사망은 금호자본 대한통운으로부터의 타살로 규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법당국 공권력은 대한통운과 공범입니다. 금호자본 대한통운은 우리의 박종태 동지를 죽였고, 우리는 꺼져가고 있는 박종태 동지의 생명을 구해주지 못한 오류를 이미 범했습니다.

그러나 동지여러분! 박종태 동지의 정신과 영혼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고, 박종태 동지의 헌신적 투쟁의 의지는 아직 막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남은 역할이 우리에게로 넘어 온 것입니다. 흔히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은 열사가 간절하게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동지여러분! 박종태 동지가 우리에게 남긴 몫을 한 점 후회와 미련도 남김없이 우리 모두가 똘똘 뭉쳐서 본 투쟁에 도움되지 않는 모든 잡념을 떨쳐버리고 악덕자본 금호자본 대한통운을 상대로 힘있는 투쟁을 준비합시다.

존경하는 대구경북지부 조합원 동지여러분!

제 나이 이제 서른여덟입니다. 앞으로 2~30년을 더 산다고 했을 때 저는 그 남은 인생에서 평생동안 씻지 못할 후회와 죄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제 혼자서 의지를 가진다고 해서 가능한 일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투쟁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다시한번 겸허히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 속에서 조직을 더욱 강건하게 변화 발전시키고, 그 속에서 동지들과의 뜨거운 의리를 확산시켜 나갑시다. 그리고 난 후 화물열사 고 김동윤, 고 박종태 열사의 묘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동지로 평생 살아갑시다.

 

우리지부 총회 다음 날 박종태 동지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긴 얘기를 나누지 못하고 다시 연락하자는 말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습니다. 아직도 그 목소리, 투쟁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 붓는 듯한 그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동지여러분! 6일 오후 2시 대전 대한통운 앞에서 전국 화물연대 간부들이 집결합니다. 9일 오후 2시에는 전국의 모든 화물연대 동지가 모입니다. 그 대오 속에 우리지부 동지들도 대규모로 함께 해야 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이게 전부입니다. 계획된 집회 일정에 최대한 많이 결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이미 2005년에 열사투쟁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엄청난 조직내부의 논란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적과의 싸움을 강력하게 전개하지 못한 상황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투쟁에서는 최소한 박종태 열사가 안치된 대전에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투쟁의 계획과 집행 그리고 모든 책임은 지도부가 지는 것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좋은 의견 제출은 충분히 환영하지만 싸움을 하기도 전에 조직 내부에서 갈등과 반목을 발생시킬 그 어떤 것도 본 투쟁에는 도움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단결하여 적을 초토화시키고 그 이후에 토론하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는 눈물을 거두고, 슬픔을 분노로, 분노를 투쟁으로, 투쟁을 승리로 만들어 갑시다.

 

2009년 5월 4일 오후 4시 20분

화물열사 고 박종태 열사 영정 앞에서  본부 노트북을 잠시 빌어서 글 띄웁니다.

 

"열사에 대한 의리지켜, 대한통운 박살내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