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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지부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지부장 추석명절 인사.. 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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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한기[대구경북사무부장]
댓글 0건 조회 3,640회 작성일 07-09-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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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화물연대 대경지부 조합원 동지 여러분!

 

추석명절 인사를 서면으로 올리게 되어 지부장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땅 노동자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리 눈물날 일도 아니라고 보면서 오랜만에  드리는 편지를

당찬 투쟁의 인사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투 쟁!

 

올 해 여름은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로 인해 힘없고 차별받는 노동자들의 눈물고 분노로 시작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예츨된 문제점과 이로 인한 수 많은 해고 사태를 대표하는 이랜드 문제가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착잡한 심정으로 초가을에 들어 섰습니다

비정규직보호법안 전면 재 논의에 관한 싸움은 한미 FTA 투쟁과 함께 대정부 대자본과의 전선에서 매우 중대한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올 하반기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차별적 처우에 관한 제조건들을 철폐하고자 하는 우리의 투쟁에도 대단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고 한미 FTA 국회비준 막아내고 여세를 몰아 대선 투쟁까지 싹쓸이 승리하여 세상을 바꾸는 투쟁의 참된 맛을 보고 싶습니다만 아직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 받지 못하고있는 우리로서는 더 냉철한 현실 직시가 필요하고 더 든든한 진지구축과 우군 확대가 요구된다고 봅니다

 

김동윤 열사 2주기 추모제를 옥중에서 맞이하였습니다

열사의 숭고한 노동해방의 투쟁정신 특히 특수고용직 차별 철폐의 신념을 본받고 열사정신을 올곧게 계승하기위해 지난 5개월 동안의 옥중투쟁을 겸허하게 평가해 봤습니다

1심선고 재판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측과는 다르게 실형 1년6개월을 받도 마음의 미동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노동해방 인간해방 세상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결코 끝나지 않을 투쟁의 연속선상이라고 결론지으며 지부장으로서의 완벽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견결히 지키기 위해 깊은 사색과 독서를 통해 스스로의 생활을 다잡고 언젠가는 다시 동지들과 함께 할 뜨거운 미래를 차분한 마음으로 계획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에서 동지들의 염려와 의리가 저에게 가장 큰 용기와 힘이 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한번 크게 감사드립니다.

 

2년전 이맘 때 저는 경산지회 부지회장으로 활동 중이었습니다.

추석 전날 고향에 가기위해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집을 나서 고속도로 올리기 전에 지부 사무실을 잠시 들렀다가 당시 김동윤 열사 투쟁으로 비상대기 근무중이던 구임중 전 지부장 직무대행 동지를 만났습니다.

참마 홀로 두고 고향에 갈 수가 없어서 제주로 쓸 술을꺼내 그걸로 동지와 함께 밤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화물연대 동지들 중에는 그 해 추석을 고향에서 보내지 못한 동지들이 많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작년 추석에는 영대 천막 농성장에서 일지 동지들과 함께 술 한잔 하면서 나누었습니다.

3년째가 되는 지금은 한 평 독거에 홀로 앉아 식구통으로 솔솔 불어 들어오는 초가을 밤공기를 맞으며 동지 여러분께 그리움 가득히 지면을 통해 말씀드리게 됩니다

그러나 결코 외롭거나 마음 아프지 않습니다.

내리 3년 동안 추석을 한시간 거리에 있는 아버지 묘소를 살피지 못하면서 수배로 징역살이로 지내며 각오한 것은 동지들과 함께 빼았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고향에 계신 연로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자식 된 도리로 가슴이 미어짐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만 멀쩡한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않는 사회! 자본의 이윤극대화를 위해서라면 하루 아침에도 수백 수천의 노동자들을 동시에 길바닥으로 나 앉게 해도 오히려 법은 철저히 자본의 편만 들어주는 사회! 이런 사회를 올바른 세상으로 바꾸는 투쟁을 하는 이유로 효를 행하지 못한 죄는 시대가 용서해 주리라 믿으며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추석 연휴 동안에 우리 조합원 동지들께서는 공장과 고속도로에서 쌓인 기름 먼지도 말끔히 털어내고 반가운 고향 친지들과 함께 넉넉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내시며 노동의 피로를 충분히 풀 수 있는 휴식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더 차가운 머리와 더 뜨거운 가슴으로 한 층 성숙된 사람으로 발전하여 동지들과 힘찬 재회를 준비하겠습니다..

                                                                                     2007년 9월 17일

                                                              대구구치소 독거에서 화물연대 대경지부 지부장 이오식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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