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잊혀짐이 옷을 벗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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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잊혀짐이 옷을 벗게 하다 | ||||||||||||||||||||||||
박성수 이랜드 회장에게 "네 이웃의 비정규직을 사랑하라" | ||||||||||||||||||||||||
존재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로부터 잊혀진다는 것 아닐까? 잊혀진 노래, 잊혀진 목소리, 잊혀진 눈동자 그것보다 더 쓸쓸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온갖 종류의 기념물 만들어 왔으며 급기야 존재 증명의 몸부림으로 카메라를 발명케 하였다.
잊혀진다는 것은 참 아픈 것이다. 2008년 겨울 대한민국. 거리로 내몰린 이랜드 아줌마들이 잊혀지고 있고, "가난한 이웃들을 기억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잊혀지고 있다. 각종 종교행사를 통해 절기마다 '성공한 예수님'은 누구보다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자를 사랑하시던 예수님의 형상은 빛 바랜지 오래이다. 그러나 우리의 두려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옷을 벗고 몸을 드러낸다는 것, 곧 역설적이게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웠다. 대한민국 서울의 강남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우리의 눈빛은 서로를 향해 조금씩 흔들렸으니 우리는 전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약함이 강함이 된다는 역설처럼, 옆사람의 흔들리는 눈빛 속에서 우리는 우리 존재의 나약함을 느낄 수 있었고, 나약한 존재가 얼마나 연대를 절실히 갈망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
하늘의 예수님은 단지 한조각 햇빛을 우리의 벗은 몸에 따뜻하게 비추기는 하셨지만 아무런 대답은 없으셨다. 혹시 예수님은 세상에 남겨두신 당신의 대언자들이 대신 말씀 하시기를 바라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교회는 그 육중한 덩치만큼 침묵하고 있었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와 예수님이 서로 동상이몽을 꿈꾸는 것은 아닌지 많이 염려스럽다. * * *
화덕헌은 사진작가다. 부산역 노숙자를 카메라에 담으며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응달에 동참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의 수구 보수적 문화 권력인 이문열을 상대로 책 되돌려주기 운동을 벌여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문옥 전 감사관을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깨끗한 손(일명 '깨손') 운동에 함께 하며 민주노동당에 몸을 담았다. 그는 민주노동당 내의 비상식과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지금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해운대 모임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는 해운대에서 '꿈을 찍는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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