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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차 파는 화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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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영숙[경남사무부장]
댓글 0건 조회 4,533회 작성일 07-12-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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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차 파는 화물차주
“운송료는 10년 전과 변한 게 없는데 기름값만 두배”

할부로 구입한 차 수지 안맞아 반값에 처분 빚 청산



경유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생계형 운전자인 화물차주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20여년간 화물차를 운전해온 정인수(45·가명)씨는 2003년 3년간 할부로 구입한 25t 새 화물차를 지난 11일 되팔았다.
1억원에 구입한 새차를 약 4년만에 5000만원을 받고 팔게 된 결정적 이유는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4년 이전까지는 ℓ당 700원 이하였던 경유값이 1000원을 넘어서면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고, 2년 전부터 급등한 경유비 때문에 결국은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빚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정씨는 차를 팔아서라도 빚을 갚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정씨는 12일 판매금액 5000만원 중 3000만원으로 빚을 갚았다. 정씨는 작년 이맘때부터 밀린 주택부금, 10개월 넘도록 내지 못한 67만원 상당의 아파트 관리비, 10개월이 밀린 건강보험료를 이날 겨우 낼 수 있었다.
그는 “운송료는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 기름값은 3년 전보다 두배 이상 뛰었다”면서 “잠 안자고 한 달 바짝 벌어야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기름값으로 600만원 이상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기름값 외에도 도로비, 보험료, 타이어 교환비용, 오일교환 비용으로 한달에 200만원은 족히 들어가야 한다. 과적단속 등에 걸려 벌금을 내면, 한 달 수입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는 남은 2000여만원으로 4년 전처럼 새 화물차를 할부로 구입할 예정이다.
빚을 청산한 상황에서 앞으로 3년 정도는 다시 빚을 지더라도 화물운수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차량 돌려막기’가 시작된 것이다.
경유값 인상으로 인한 화물차주들의 아픔을 반영하듯 12일 오전 10시께 창원 팔룡동 창원공용화물터미널에는 60여대의 화물차가 서 있었다.
이중 40대는 아예 운송을 멈추고 팔기 위해 내놓은 차량들이다. 나머지는 일거리가 없거나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운행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다. 한 차주는 “잘 아는 차주 2명은 하루 일당 10만원짜리 도배일을 하러 다닌다”며 씁쓸해 했다.
지난 9일에는 마산의 한 화물차주가 기름값 상승으로 상황이 힘들어지자 매일 술을 마시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 박종해 지부장은 “오르는 기름값을 어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만 배불리는 과도한 유류세는 분명 인하돼야 한다”면서 “경유뿐 아니라 모든 기름에 대한 유류세를 인하해 경유가 ℓ당 1000원대까지는 떨어져야 우리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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