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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이 우리시대의 명량해전이고 광화문 농성장이 이 시대의 울둘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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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물연대본부
댓글 0건 조회 1,679회 작성일 14-08-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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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이 화제입니다. 최단 시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4백년 전 이야기에 천만명 넘게 영화를 보고 분노와 환호를 쏟아내면서 불과 4달 전 그 진도 앞바다 울둘목 근처 맹골수도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는 누구도 그 진상을 알지 못한 채 잊자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야권의 잇따른 선거 참패에 이어 87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말도 안되는 세월호 특별법안에 합의했습니다. 노동조합을 해 본 사람은 압니다. 이 합의는 야합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배신이고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제무덤 파기였습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다양한 수준의 교섭을 합니다. 부서별 지부별 산업별 또는 대정부 교섭 등등... 교섭에서 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요구안입니다. 구성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한 요구안을 확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후 과정은 하나마나입니다. 그런데 새정련은 혹은 박영선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수사권 기소권 있는 세월호 특별법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현행 상설특검법의 특별검사 추천권과 국회청문회 증인채택을 요구안으로 여긴 것 같습니다. 첫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입니다.


민주노조에서는 교섭권자의 직권조인은 당장 불신임이 될 중요한 반조직행위입니다. 야권의 유일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당사자들과 심지어 새정련 내부 소통도 없이 직권조인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패키지 딜 운운하며 오히려 자신의 성과인 것처럼 호도했습니다. 결국 811일 새정련 의원총회에서 사실상의 합의파기와 재교섭을 결정했지만 모양은 모양대로 구기고 동력은 상실한 뒤였습니다.


명량해전이 벌어졌던 1597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선조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다가 이순신 장군이 부당해고된 사이 원균은 칠천량으로 대군을 몰아 돌진했지만 참패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제1야당의 행보는 원균의 칠천량 대패와 닮은꼴입니다. 전체상황을 보지 못하고 민심을 읽지 못한 채 막연하게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선거에 임한 결과 압승이 가능했던 6.4 지방선거는 겨우 선방으로 끝났고 7.30 재보선은 참패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딱 1주일만에 전권을 쥔 박영선 대표는 최악한 한 수를 둔 것입니다.


누구나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달려져야할까요? 박근혜가 말하는 국가개조입니까? 유족 보상입니까?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 자본의 이윤과 정권의 유불리가 아니라 생명의 존엄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것, 그리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는 공동체적 선의 회복입니다.


그것을 담고 있는 것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입니다.


어렵다고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합니다.


다시 명량으로 돌아가 봅시다. 원직복직된 이순신 장군은 절망적인 상황을 직시합니다.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2척만 남은 초라한 수군마저 깨진다면 조선은 없다는 것을 알고 울둘목 회오리 바다에서 죽을 결심을 합니다.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이 없으면 4.16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맹골수도가 삼키고 어른들이 구해내지 못한 어린 영혼들은 영영 잊혀지고 말 것입니다.


무슨 방법이 있겠냐고 합니다. 영화 명량의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이긴다는 것입니다.


여든 야든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던 모든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살고자 하니 죽는 것입니다. 필사즉생. 죽기를 각오한 분들이 벌써 한 달 때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곡기를 끊고 앉아있습니다. 한 사람이 천명도 두렵게 하는 그 길목이 광화문 농성장이고 우리 시대의 울둘목입니다.


모두가 이순신이 될 수도 없고 조선수군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일자진을 치고 싸우고 있는 그 분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 숨죽이며 바라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큰 소리로 응원해 주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의 명량해전 - 세월호 특별법을 관철시키는 것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이 우리시대의 명량해전이고 광화문 농성장이 이 시대의 울둘목입니다. 잊지맙시다. 


[민주노총 노동과 세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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