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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엔 대화, 탄압엔 투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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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물연대본부
댓글 0건 조회 2,817회 작성일 09-06-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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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김달식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


화물연대가 11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항만봉쇄, 도로점거 등 예전과는 다른 ‘고강도’ 투쟁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북핵 등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물류파업’까지 벌어진다면 국내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고(go)’ 행진이다. 전면파업에 돌입한 김달식 화물연대본부장을 노동과세계가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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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앞서 화물연대 간부1000여명이 선 파업에 돌입한 8일 오후, 운수노조 화물연대 김달식 본
부장이 '노동과세계' 인터뷰에 나섰다.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 이번 화물연대 전면파업이 이전 파업과 다르다고 하는데.  



= 우리도 파업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2003년 대정부투쟁 때 조직이 타격을 입은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7천에서 2천명으로 조직이 축소됐다. 이후 복원하는데만 몇 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투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파업은 기존대로 할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거점 형태로 ‘파업독려’를 하고 폭력진압이 있을 경우 산개해서 14개 지부가 맡은 지역의 산업도로와 주요 도로를 점거할 계획이다. 그만큼 우리의 투쟁은 배수진을 치게 될 것이다.  



폭력적 진압 방식은 더욱 악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미 용산참사가 입증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다. 구속자만 18명이 나왔다. ‘완전히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속셈으로 읽힌다. ‘상황상황’을 다 알고 있는 화물연대로서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도망가느냐 배수진을 치느냐 하는 것이다. 결사항전 밖에 없다는 것이 현재 분위기다. 게릴라전까지 구상하고 있다. 주요 핵심 사수대를 만들어서 요소요소에 산개와 집중을 통해 ‘질긴’ 투쟁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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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노조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 이번 박종태 열사 투쟁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 화물연대 내 공식적인 열사가 3명이다. 박종태 열사의 결단은 특고 노동기본권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한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쟁점은 됐다고 본다. 이제 완전 쟁취는 화물연대의 몫이다. 민주당 등 국회에 제출된 특고법이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과거에 비해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시민사회단체의 투쟁과 지원을 최대치로 끌어 모아서 입법 사업을 투쟁과제로 제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화물연대를 보면 노동기본권에 대해 그렇게 중요성을 두진 않았다. 필수유지업무 등의 상황을 놓고 볼 때 노동기본권이 있다손 치더라도 노조의 역할을 못하는 데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노동기본권이 완전히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탄압의 빌미는 있을 것이다. 차라리 쟁취 과제와 대의가 있을 때 투쟁동력을 더 모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박종태 열사의 경우 대화조차도 없던 현실이 주요 요인이 됐다. 즉 노동기본권이 없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 택배노동자들이 이번에 사회적 문제로 전면에 부각된 배경이나 이유가 있을 텐데.  



= 택배수송노동자들은 사회 전반의 모든 기구, 장비, 물품 등을 수송한다. 대개 이들로부터 대형 컨테이너 차량에 실려 대전으로 취합되고 대한통운에서 각 지사로 나눠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대한통운을 4조1천억원에 인수해서 일 년 동안 3조원을 빼갔다. 택배시장(업체)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되는 순간이다. 한미FTA 때 미국에서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 물론 외국자본에 팔아넘길 수는 없었다.

택배업체 사용자들이 화물연대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소속조합원들과 분리해내려는 이유는 이로부터 나왔다. 그동안 화물연대는 ‘바람막이’ 같은 위상을 갖는다. 택배노동자들이 너무 열악해서 생계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노조를 찾는 것은 당연했다. 화물연대도 조직화의 방편을 삼았다. 이 과정에서 ‘대한통운’ 사태가 나왔다. 택배산업은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중추산업으로 외국자본들이 틈틈이 노리고 있다. 인터넷 홈쇼핑 등을 장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만약 홈쇼핑 등을 외국자본이 인수한다고 했을 때도 화물연대의 현실적 위상에 대한 ‘가지치기’ 같은 우려는 여전히 대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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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노조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 작년 촛불정국 때만 해도 화물연대 파업이 국민의 지지를 많이 얻었는데.  

= 작년은 우선 경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상황이 좋았다. 함께 투쟁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았다. 올해의 투쟁은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하나는 언론의 탄압이다. 경제가 어려운 데 웬 파업이냐 식이다. 이기적 파업으로 폄훼돼 외면당할 소지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반 이명박 정서가 깔리면서 투쟁이 지지 받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올해는 극과 극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우려와 부담감이 상존하는 이유다. 그래서 사전에 계획된 것보다는 현장의 정서를 읽고 투쟁전술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 민주노총(조합원)에 전하고 싶은 말.

= 화물연대 발기 때부터 활동하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상급단체 선택의 계기도 있었다. 민주노총은 도덕적이고 투명해 민중과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한국노총은 어용이고 보수화된 집단이어서 노동자들의 대변 역할을 하지 못하는 노총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실제 활동 속에서 보면 가면 갈수록 민주노총의 투쟁력이나 단결력들이 약화되고 있다. 
 




이는 지도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특수고용직의 문제, 고연봉과 최저임금의 차이 등 따로따로 놀고 있다는 데 있다. 철학, 이데올로기 등 하나의 전선을 못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은 대놓고 민주노총이 ‘동네북’ 역할을 맡고 있다. 이제는 조직과 정파의 차이를 넘어 하나로 모여야 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처럼 갈라지면 안 된다. 외면당하기 쉽다. 상층부를 보면 정파에 따라 나뉘는 느낌이다. 집행부 안을 놓고 내부에서 싸우는 모습 없었으면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노동자들이 끝까지 희망과 연대를 보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현장으로부터 지도부로부터 하나가 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5MIL_2452.jpg은 '정부'란 두터운 벽을 보고 이야기 한것에 지나지 않았다. 운수노조 불법화 운운하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힘든 싸움이다. '대화에는 대화로 탄압에는 저항으로'  화물연대의 슬로건처럼 이젠 저항의 길이다. 그리고 연대의 손을 내밀 시기다.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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