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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끝장 한번 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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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물연대본부
댓글 0건 조회 4,965회 작성일 12-02-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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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끝장 한번 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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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만의 2월 한파라고 한다. 수은주가 영점 밑으로 한참 내려갔을 뿐만 아니라 바람은 살을 파고 들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귀마개에 마스크, 모자까지 뒤집어썼지만 오그라들고 떨리는 몸을 주체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이고메 추운데 욕 보입니더, 이번에는 참말로 끝장 한번 내소!"


화물연대가 만든 선전물을 손에 든 한 조합원이 창문을 열더니 쩌렁쩌렁하게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선전물을 돌리던 사람이 "고맙습니다. 투쟁"하고 답해준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본부장 김달식)가 지난 1월 17일부터 시작한 전국 순회 선전전이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김달식 본부장과 엄상원 수석부본부장을 비롯해 전국 15개 지부장이 함께 다니는 이번 선전전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수은주와 다르게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선전전은 보통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대형 교차로에서 진행된다. 20여명의 선전전 참가자들은 일사 분란하게 역할을 나눠 한 쪽은 현수막을 들고 서 있고 다른 한 쪽은 선전물을 들고 직접 화물 노동자에게 나눠준다.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뀔 때마다 차량은 멈추고 그 틈을 타서 잽싸게 차량 사이를 비집고 대형 화물차에다 선전물을 전해주는 방식이다.


"반응이요? 좋지요. 화물연대가 이렇게 1년에 두 번 또는 한번씩 전국적으로 다니면서 선전전을 펼치는데 올해는 그 반응이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화물 연대 10년 투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조합원들이 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의 자신있는 말투다. 그런대 그 자신감이 허언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화물연대 스티커를 붙인 화물연대 조합원 차량 뿐만 아니라 비조합원들도 선전을 받아들고 유심히 본다. 운전중에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어쩌나 할 정도로 유인물에 관심을 보였다. 올 한해 화물연대의 투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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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선전전은 위력 시위다. 방송차량만 전국 15개 지부에서 올라와 15대다. 여기에 대형 버스와 지원하는 승용차까지 하면 최소 16대에서 많게는 20여대가 함께 움직인다.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길이만 2키로미터가 넘고 시내에서도 수백미터에 이른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이들 방송차량들은 지나다니는 화물차에게 움직이는 광고이자 선전이다. 번쩍거리는 경광등과 경찰차와 비슷한 사이렌으로 악질 사업장 앞에서는 경고의 메시지를, 화물 노동자에게는 연대의 함성을 보내준다.


어쩌면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거칠어보일수도 있지만 이런 위력 시위를 하는 것은 화물노동자에게 자부심을 주기 때문이다. 화물노동자는 일의 특성상 혼자 작업을 해야 한다. 하루 열 몇시간 동안 오로지 혼자 운전만 한다. 그래서 모래알처럼 따로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화물노동자에게 단결하면 정부를 상대로 교섭을 벌일 수도 있고 화물차를 차별하는 휴게소를 혼쭐 내줄수도 있으며 운송료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 화물연대다.


또 하나 화물연대의 선전전은 화물노동자를 좀 먹는 과적행위를 즉석에서 단속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울산의 A 운송회사는 20톤 컨테이너 두 개를 한꺼번에 싣지 않으면 물량을 못 주겠다며 과적을 거부하는 화물연대 조합원 6명에게 배차 중단을 명했다. 화물 노동자에게 물량을 안 주고 배차를 거부하는 것은 해고에 다름 아니다.


선전전을 펼치던 지부장들은 A 운송회사가 물량을 받는 국내 굴지의 B 철강을 찾았다. 마침 컨테이너 40톤을 싣고 과적하던 화물차를 그 자리에서 적발하고 강력히 항의했다. 도로교통법상 차량은 화물 무게를 포함해 25톤을 초과할 수가 없다.

이를 어길 경우 화주는 물론 운전자도 과태료 처분을 받고 계속 어기면 가중처벌을 받는다. 과적은 도로와 차량을 파손하고 안전 운전을 심대하게 위협한다. 또 과적 경쟁은 필연적으로 운송료 인하를 불러온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법에 따라 화물차의 과적을 조직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B 철강이 과적을 용인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B 철강이 A 운송회사의 과적을 계속 방치할 경우 화물연대 차원의 투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과적을 적발한 김정한 울산 지부장이 B 철강 경영지원본부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현장에서 불법 행위를 적발 당한 B 철강은 즉석에서 화물연대의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B 철강 경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 B 철강과 거래하는 운송회사가 과적을 할 수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리고 과적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물연대 조합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약속드립니다"고 말했다.
이번 선전전으로 인해 얻은 작은 승리다.


올 해 2012년은 화물연대가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을 시작한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 동안 화물연대는 정부에 맞서서 전국적인 파업 투쟁을 통해 승리하기도 때론 패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그 동안 10년 투쟁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의 투쟁이 거름이라 한다면 2012년 투쟁을 통해 꽃을 피고 열매를 맺을 시기가 온 것이다.


화물연대는 오는 2월 4일(토)부터 12일(일)까지 '표준 운임제․노동기본권 법제화, 화물운송제도 개선, 수급동결 사수,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전국에서 일제히 벌인다. 화물연대는 이번 찬반 투표의 압도적인 가결을 통해 공공운수노조 2012년 투쟁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공공운수노조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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