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검색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식마당

화물연대신문

[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연재를 시작하며: 그들과 우리들 (13호, 2016년 8월)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6,455회 작성일 16-08-08 16:58

본문

[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연재를 시작하며: 그들과 우리들


박하순 |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난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대자본가, 권력자 등 지배층들은 우리 같은 노동자 민중들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가끔 얘기해왔다. 초고층 아파트나 고급 주택에 살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강남 5성 호텔에서 놀다가, 그도 싫증나면 비행기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을 타고 훌쩍 떠나 해외 유명 휴양지에서 1년의 반 정도를 지내는 그들이 고된 노동, 출퇴근 전쟁, 주거비 걱정, 낮은 임금과 해고불안에 시달리는 우리 사정을 얼마나 알겠냐? 그리고 안다고 해도, 혹은 알기 때문에 우리를 그들과 같은 부류로 생각을 하겠냐는 말을 덧붙이곤 했다.
그런데 일전에 교육부 관리가 99% 노동자 민중을 개, 돼지로 칭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때 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 돼지 정도로 본다는 사실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법이 정한 상한 기준이 너무 낮다고들 한다. 그래서 잠깐 스친 생각. 3만원이면 충분하지 않나? 그리고 이해가 걸린 모임에서는 자기 돈 내고 먹으면 되지, 왜 얻어먹을 것을 전제하고 그 상한이 높니 낮니 따지고 있을까? 의아스러웠다.



어제 기자 출신의 SNS 친구가 글을 올렸다. 대기업 임원, 검사, 정치인, 기자 등 잘 나가는 고위층들의 접대는 70년대에는 요정, 80년대 룸살롱, 90년대 골프, 21세기 들어 고급 식당과 와인으로 변해 왔단다. 요새 접대비용은 얼마나 될까? 이 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의 고급 식당가 메뉴는 1인당 30만원이 넘는 게 많고, 와인을 곁들이면 100만원을 가볍게 넘는단다. 주말 골프회동 비용은? 4명에 500만원은 잡아야 한단다. 그린피 120, 게임비 100, 식대 100, 선물 100, 캐디피 15, 카트비 10, 기사 식대 20.



내가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고충(?)이 살짝 이해가 가기도 했다. 요는 그들과 우리는 딴 세상에 살고 있는데 나만, 혹은 우리만 그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다른 부류, 다른 계급에 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김영란법>에 항의하고 있는 고위층들과 우리를 개, 돼지라 칭한 교육부 관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