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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화물연대 박원호 본부장 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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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6,609회 작성일 16-11-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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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화물연대 박원호 본부장 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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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화물연대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우리 머리 위에서 굉음을 내며 위협했던 경찰의 헬리콥터, 헬멧과 방패로 중무장한 채 선전물을 돌리는 것조차 막으며 합법적 집회와 행진에서 조합원들을 연행해가는 경찰.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기보다는 분노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동지 여러분!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노동탄압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화물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대국민 선전전과 캠페인 그리고 정부와의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일방적으로 8.30방안을 발표했고, 우리는 총파업이라는 최종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총파업은 42만 화물노동자의 피맺힌 절규였습니다. 3천여 명의 동지들이 무려 열흘 동안 천막에서 노숙하며 빗물 섞인 밥을 먹으며 버텼지만 정권의 대응은 폭력진압 뿐이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는 잘 싸웠습니다.
정부와 자본은 화물연대가 이제 총파업을 못할 거라고, 파업을 해도 4~5일 지나면 제풀에 무너질 거라고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 달리 우리는 총파업에 나섰고, 무려 10일 동안 3천여 명의 조합원이 일사분란하게 함께 싸웠습니다. 비록 가시적 성과는 적었지만 화물연대의 끈질긴 투쟁력과 정신을 정부와 자본에 확실히 보여주었고, 우리도 희망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비록 구속되어 있지만 일말의 후회도 원망도 없습니다. 단지 동지 여러분께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송구할 따름입니다. 이번 총파업의 결과에 잘못이 있다면 모두 본부장인 저에게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총파업에 함께 한 조합원과 간부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총파업은 끝났지만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조직을 수습하여 반격에 나서야 합니다. 국회에서 화물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고, 화물노동자를 위한 법과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 다시 전진합시다. 함께 투쟁합시다. 투쟁!


본부장 박원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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