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문재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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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문재인 시대
박하순 |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따뜻한 봄날 하얀 와이셔츠 차림에 커피 한잔씩을 든 대통령과 참모들이 청와대 뜰에 나와 담소를 나눈다. 대통령이 자신의 옷을 직접 벗는다. 새로 지명된 공직자를 대통령이 직접 소개한다. 최근 국민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는 TV 속 장면들이다. 지금은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불통으로 얘기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과 여러모로 대조를 이루며 문재인 새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80%를 넘고 있다.
작년 늦가을에서 한겨울을 지나고 새봄을 맞이할 때까지 장장 5~6개월 동안 주말마다 시민들이 촛불을 밝힌 덕이다. 촛불은 현직 대통령 박근혜를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쫓아내 구속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 사법당국, 언론계, 문화계에 엄청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래서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한국 최대 재벌 삼성의 최고경영자 이재용까지 구속시켜 수갑을 채웠다. 가끔씩 촛불이 해낸 일을 생각하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런 정치권의 변화와 더불어 최근에는 주식시장도 예전의 박스권을 탈출해 오르고 있다. 업종별 편차가 심하긴 하지만 수출이 약간 늘고 있고 투자도 늘면서 1사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진 덕분이다. (사실 최근 나아진 경제 환경으로 보건대 ‘최순실 게이트’가 없었고 대선이 12월에 치러졌다면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 나쁘지 않은 변화들이다. 그런데 차분히 돌아보면 하루 일해서 하루 벌어먹고 사는 우리 노동자 민중의 삶은 별로 바뀐 게 없다. 대다수 우리 노동자민중은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앉아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아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을 해야 하고 잠을 쫓으며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중 태반이 비정규직이어서 고용불안은 여전하고, 임금과 소득은 오를 줄 모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해서 많은 박수를 받고 있지만, 이것이 근로조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원청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노동자 민중은 생계를 위한 차량 구입에, 전세금 마련에, 간혹 가다 주택 구입에 끌어다 쓴 빚 갚는 데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아파트 소유자들에겐 새 정권이 가져다 준 기회이겠지만 대부분의 노동자 민중에겐 약간 진정되고 있던 전월세 시장을 들썩이게 해 주거비용을 높이는 요소일 뿐이다.
말해놓고 보니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듯하다. 이런 얘기를 누군들 좋아할까. 우리도 새 대통령 시대의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도 했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 차별 없는 세상. 노동자 민중의 안정된 생활은 그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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