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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화산책 - 영화 <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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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8,764회 작성일 17-06-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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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화산책 - 영화 <컨택트>


 


영화 <컨택트>, 정해진 상실을 향한 위로


박영흠 | 공공운수노조 교육국장


 


2016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우아한 SF <컨택트>는 지구에 12개의 외계 우주선이 도착하면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미국 정부와 군의 계획에 따라 차출된 두 명의 과학자의 시선으로 외계 종족과의 만남을 따라가게 되죠. 주인공인 루이스 뱅크스박사는 언어학자입니다. 그녀는 인류가 ‘헵타포드’(※7개의 다리)라고 이름 붙인 이 외계인과의 소통을 위해 외계인의 언어를 분석하고 그들의 언어를 배워가게 됩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기존 SF 블록버스터들의 영화적 요소를 장식으로 치환하고, 딸을 희귀병으로 잃은 뱅크스 박사가 외계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오롯이 이야기의 핵심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헵타포드의 언어를 깨우쳐 갈수록 뱅크스박사는 헵타포드가 그 언어체계의 특성에 기반해 인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인지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헵타포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인지하고 있고, 원한다면 그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뱅크스는 이들의 언어체계를 습득하면서 헵타포드의 방식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주인공과 우리들은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미래를 알게 된, 또는 딸의 고통스런 투병과정과 죽음을 동시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뱅크스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고통스러운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바꿔 딸을 낳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할까요?
3년 전 거대한 상실을 경험한 우리들은 어떤 이야기를 접해도 세월호 그 바다의 이미지를 잊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컨택트>의 창작자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을 상상의 결론에 저는 도달하게 되더군요. 이 영화가 어떤 의미에서 위로 같았습니다.
결국 남은 건 우리들의 선택입니다. 그것이 고통이라도.


 


이 글은 필자가 ‘레디앙’에 게재한 글을 축약한 것입니다.
(원문 http://www.redian.org/archive/109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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