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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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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물연대
댓글 0건 조회 8,080회 작성일 08-06-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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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분노의 저항으로 나아갑니다.


전국의 화물노동자들이 참여한 화물연대 파업이 6일을 지나고 있습니다. 생활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보내주신 감당하기 어려운 지지와 격려에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저희는 비록 정부 발표로도 한달 수입이 50만원도 못되는 화물노동자이지만 국가의 동맥이자 산업 역군임을 자부하며 화물운송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 왔습니다. 올 상반기만 40% 넘게 오른 기름값에 몇 년째 제자리 걸음 운송료로 더 이상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살아갈 수 없었기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전국의 물류가 멈춰 서자 그때서야 설레발을 떨어대며 사후 약방문식 대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7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마지막 기대마저 또 깨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대통령은 한창 교섭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장관들을 불러 이러저러한 지시를 했고, 장관들은 서둘러 ‘대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전히 소통도 없고 신뢰도 없습니다. 우리 화물노동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그 절박한 사정이 어떠한 지는 헤아리지도 않고 어설픈 정치적 꼼수로 화물노동자들을 고립시키고, 국민들과 분리시키려는 여론몰이를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는 ‘할 만큼 했으니 알아서 하라’며 일방통보하고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과 화주, 운송사와 교섭중인 화물연대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언발에 오줌누는 격’인 유가대책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 요구라 할 수 있는 ‘표준요율제’와 다단계 등 전근대적인 운송 시장의 개선은 ‘노력하겠다’는 말로만 떼우려 합니다.

수십, 수백만의 촛불을 외면하고 있듯이 화물노동자의 ‘살고 싶다’는 절규를 또다시 모른척 합니다. 빨갱이로, 사회 불만세력으로, 잘못된 정책으로 생긴 경제 위기의 고통전담자가 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화물연대가, 화물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화물연대는 마지막까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강력하게 저항할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위협으로 다가오더라도 이 땅의 주인은 독선적 대통령, 소수 재벌이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임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라도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줄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기에, 국민 여러분께서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2008년 6월 18일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김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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