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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화물정보망, 공룡들이 몰려온다 (12호,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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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6,849회 작성일 16-08-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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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화물정보망, 공룡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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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물량을 받는 화물정보망 어플(이하 ‘화물앱’)은 이제 화물노동자들에게 필수다. 당장 검색해보면 50개가 넘는 화물앱을 볼 수 있으며, 그 방식도 다양하다.


그러나 화물앱에서도 화주가 지급하는 운임을 알 수 없어 이른바 운송료 ‘칼질’문제가 만연해 있다. 일부 화물앱의 경우 별도의 이용료나 수수료를 떼고 있어 여러 개의 화물앱을 사용하는 화물노동자들의 수입을 갉아 먹는다.
불법 행위규제도 어렵다. 화물앱의 과적 화물문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자가용 차량의 유상운송 같은 위법 행위를 걸러낼 장치도 없다. 게다가 일부 화물앱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무허가업체로, 화물운송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화물노동자가 지게 된다.



공룡들의 진출


올해 1월 CJ대한통운이 ‘헬로’라는 화물정보망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시아 최대 물류 스타트업이라는 ‘고고밴’은 작년 말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택시와 대리운전에 성공한 다음카카오가 화물주선사업을 넘본다는 설도 파다하다.삼성SDS는 ‘첼로’라는 기업 해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물류 부문을 분할해 국내 운송시장에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서비스중인 CJ대한통운과 고고밴은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급속히 사용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이들 기업은 수수료가 아니라 유류 판매나 정비서비스, 차량 광고 유치 등 별도의 수익모델로 이윤을 창출 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대기업이나 물류서비스 공룡들이 스마트폰 어플을 기반으로 속속 화물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정부는 허가기준을 완화해 이들의 시장 진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어서 정보망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보망 확대의 그늘


<원숭이 꽃신>이라는 우화가 있다. 오소리는 원숭이를 찾아가 꽃신을 선물했다. 원숭이는 신발이 필요 없었지만 선물이라기에 받아 신었다. 오소리는 계속 꽃신을 주었고, 결국 발바닥의 굳은살이 사라져 맨발로 다닐 수 없게된 원숭이는 오소리의 노예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CJ대한통운이나 삼성SDS 같은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시장에 대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나면 수수료를 받아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도 있고, 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도 있다.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마트의 사례처럼 노동자·서민의 안녕보다는 대기업의 갑질과 이익극대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는 그동안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노동자의 권리가 짓밟히고, 생계를 위협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IT기반 운송서비스의 아이콘인 ‘우버’의 경우 불법운행, 낮은 요금, 안전수칙 부재,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 불명 등 다양한 문제로 세계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우버의 낮은 요금과 형편없는 노동조건이 전체 운수산업의 임금 및 노동기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해외의 운수노조들은 우버의 시장 퇴출이나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적절한 사회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도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구조화된 낮은 운임, 다단계 중간착취가 만연한 화물운송 시장에서 대기업 인프라를 이용한 수수료 없는 화물중계가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대기업의 시장 전략일 뿐 비정상적 화물운송시장을 바로 잡아야 할 정부의 책임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이미 드러난 화물앱의 문제들을 속히 점검하고, 정보망 확대와 시장 재편에 대한 사회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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